이번에 추천할 PC게임은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 (American McGee's Alice)이다.
관련 태그로는 PC게임 추천, 3인칭액션, 고어, 퍼즐, 점프액션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모르는 사람은 가히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한 동화이다. 앨리스는 기본 원작을 다시 만든 영화나 애니메이션, 만화, 노래에서부터 시작해서 관련 모티브를 따온 수많은 2차 창작물이 존재한다. 이번에 추천할 게임인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는 그런 2차 창작물 중에서도 앨리스의 세계관을 조금 특이하게 해석한 게임이다.
2001년도에 출시한 게임이지만 출시당시 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는데 아무래도 2001년도에는 패키지 PC게임의 시장보다 MMORPG의 시장이 더 크게 인기를 끌고 있었으며 그나마 PC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2와 같은 쟁쟁한 게임들을 즐기느라 바쁜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는 알 사람은 알고 있는 게임이다. 원작인 1편은 워낙 고전게임에 속하고 있지만 그것을 즐기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2011년에 나온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Alice : Madness Returns) 덕분에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시간날때 짬짬이 즐기고 있는 게임이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라서 1편의 리뷰를 먼저 남기고 있다.) 엄청나게 유명한 게임은 피가 묻은 드레스를 입고 한 손에 보팔검을 들고 있는 앨리스의 병적인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그렇기 때문에 엄청나게 유명한 게임은 아니지만 그 분위기와 모습 때문에 일부 팬층에게는 매니악한 인기를 얻고 있기도하다.
흰 토끼를 쫓아서 원더랜드로 오게 되는 설정 자체는 원작과 똑같지만 문제는 이 원더랜드라는 공간이 앨리스의 정신세계를 반영하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집을 불태우는 화재로 인해서 부모님과 언니를 잃게 된 앨리스는 그 화재가 자신의 실수 때문이기에 죄책감을 가지고 괴로워한다.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린 그녀는 정신이상을 보이고 그런 상황에서 원더랜드라는 환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 나오는 원더랜드는 밝고 경쾌하고 아름다운 동화적인 세계가 아니라 일그러진 환상, 그리고 광기와 죽음이 만연한 공간이다.
물론 이야기의 구조는 앨리스의 그것과 동일하다. 몸이 작아져서 곤충들과 싸우다가 담배 피는 애벌레를 만나 조언을 얻고 붉은 여왕의 성을 찾아가서 결국 악몽의 대명사격인 자바워키를 무찌르고 하트여왕을 처치한다는 내용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내용을 게임에서 진행하게 되면 그 그로테스크하고 암울한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게 만든다.
게임은 액션과 함께 퍼즐이 가미되어 있다. 일단 기본적인 맵의 구조 자체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있게 되어있지만 점프 버섯과 연못, 용암절벽, 시계의 태엽등의 장애물을 점프로 뛰어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길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본격적인 점프 액션 게임의 시초가 된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이는 차기작인 앨리스 : 매드니스 리턴즈에서도 동일하다.)
적당한 퍼즐도 존재한다. 예를들자면 출구가 저 멀리 있거나 높은 곳에 위치하여 도착할 수 없을때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퍼즐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길을 만들기 위한 장치를 찾기 위해서 여러가지 물품을 찾으러 다니고, 때론 체스말로 변해서 길을 뚫어야한다. 그 와중에 앨리스의 길을 막는 몬스터들을 보팔검으로 갈기갈기 찢어발겨야한다.
앨리스 게임에서는 꽤나 다양한 무기를 지원한다. 일단 무기는 기본공격과 함께 마나를 소비하는 우클릭 공격을 동시에 지원한다. 예를 들어 기본무기인 보팔검은 좌클릭을 했을때에는 근접공격, 우클릭을 했을때엔 투척공격을 한다. 카드팩의 경우에도 마나를 사용하는 우클릭의 경우엔 한 번에 많은 양의 추적형 카드를 던지는 식이다. 나팔총과 깜짝상자, 마법지팡이, 주사위 등등의 무기가 주어지는데 거기에 추가적으로 한 종류의 무기를 두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느낌을 안겨다준다.
원더랜드의 광기어린 모습은 게임을 진행하면 진행할 수록 더욱더 심해진다. 마지막으로 가면 갈 수록 바닥이 없는 공간에서 점프와 점프만으로 지역을 이동해야하고 때론 이 길이 진짜 맞는 길인가 하는 의아함이 생길 정도이다.(특히 시계 태엽을 타고 올라가는 맵은 점프게임의 극한을 보여준다.)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스테이지를 갖추고 있다. 기본적인 던전의 구조 뿐만 아니라 빠지면 개구리의 밥이 되는 연못, 그리고 가짜 거북이와 함께 물 속을 잠수해서 이동하기도 하고 척박한 용암지대, 얼음지역, 허공에 덩그러니 놓인 성의 파편, 시계태엽 등등 그 배경이 계속해서 달라지기 때문에 분위기에 취해 지루해질 틈이 없다.
고전게임답게 그래픽이 고전게임의 그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래픽은 뭐, 그 당시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게임을 평가할때 그래픽의 경우 좋으면 좋을 수록 눈이 즐겁긴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해서 단점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름지기 게임이란 그래픽보다는 게임성이 더 중요하다.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의 단점은 요즘 시대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의 액션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전투가 조금 답답하다고 느껴질 여지가 있다. 거기에 난이도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라서 낮은 난이도로 진행하더라도 답답한 움직임과 게임 자체 난이도 때문에 꽤나 많이 죽을 수 있다. 추가로 점프해서 지역을 이동하는 곳에서는 난이도를 불문하고 죽을 위험이 산재해있다.
출시한지 무려 15년은 가뿐히 넘은 게임이지만 여전히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삼국지13이 나온다고해서 그 이전 작품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넘버링의 작품은 여전히 재미가 있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아메리칸 맥기의 엘리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과 분위기에 한 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옛날에 즐길때엔 영문판으로 즐겼었는데 지금은 능력자분께서 한글패치를 만들어주셨다.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 한글패치 : http://nsm53p.tistory.com/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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