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리뷰

[게임/전략] 데이 아 빌리언즈 (They Are Billions) 리뷰review +엔딩+

엘카네 2020. 7. 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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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추천할 PC게임은 스팀게임인 데이 아 빌리언즈 (They Are Billions)이다. 
관련 태그로는 PC게임 추천, 스팀게임, 실시간 전략, 타워 디펜스, 스팀펑크, 건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관련 구매처는 스팀이다. store.steampowered.com/app/644930/They_Are_Billions/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커맨드 앤 컨쿼,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등등 그 당시엔 그야말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찬란한 황금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사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여전히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그 관심도가 팍 식어버렸다.
인기가 줄어든 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실시간 전략 게임의 구조상 캠페인은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며 조금씩 건물이나 유닛이 해금되는 구조를 취한다. 이게 이젠 올드한 게임이란 느낌을 받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처럼 게이머의 깊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고 때론 실시간 전략 게임인데도 잠입이나 탐험등의 요소를 넣은 색다른 맛의 맵 디자인을 뽑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럼에도 식상하다. 스타크래프트2도 성공했다고 보긴 힘드니까.
캠페인의 수준이 뛰어나는덴 한계가 분명하며, 팬덤을 형성하는 일도 이젠 쉽지 않다. 결국 남은 것은 멀티. 그런데, 멀티 플레이만을 즐기기 위해서 게임을 사는 시대는 저물었으니... 이게 실시간 전략 게임이 망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 아 빌리언즈는 조금 색다른 방식의 게임 구조를 차용했다.


데이 아 빌리언즈는 좀비로 뒤덮인 아포칼립스 세상을 배경으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게이머는 생존자의 도시를 건설, 확장하여 적을 상대하는건 기존 실시간 전략의 골자와 같다.
하지만 게이머가 상대해야 하는 적은 좀비. 더군다나 일정 시간이 흐르면 좀비의 웨이브가 시작되고 마지막에는 맵 전체에 있는 좀비들을 포함한 수천, 수만 마리의 좀비가 몰려든다. 덕분에 데이 아 빌리언즈는 실시간 전략의 장르에 속했으면서도 동시에 타워 디펜스의 요소를 갖췄다.
하나의 요소만 가지고는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 성공하기 힘든 최근 시장의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장점과 특징-
1. 랜덤한 맵 생성과 난이도
우선 매 판마다 생성되는 맵이 랜덤하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자원의 포진과 장애물의 구성, 적(좀비)의 포진이 다르다. 이는 매 판 똑같은 맵에서 시작하여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임구조가 아닌, 같은 배경(평야, 황무지, 설원 등)의 맵을 선택하여도 스타팅에 따라서 각각 다른 방식의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거다. 가끔 본진 옆의 숲에 샛길이 있어 그 곳으로 좀비가 침입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면 하나하나 일일이 신경써줘야 한다.
하지만 게임이 마냥 쉽다면 맵이 랜덤하게 생성된들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기에 게임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마지막 웨이브가 등장하는 날짜가 줄어들고 좀비의 수가 늘어나게 된다. 25%에서 500%까지의 난이도를 지원하는데, 일단 기본 난이도 자체가 어렵다. 방어지역이 뚫려 좀비의 감염이 퍼지면 수습하기 힘들다. 최종 난이도의 경우엔 자원의 낭비와 유닛 동선을 줄이는 등, 매우 빡빡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 게이머가 아니니 실시간으로 하나하나 컨트롤 하는건 조금 어렵다. 예를 들어 유닛을 움직이고 있노라면 자원이 남고, 남는 자원으로 건설을 하고 있으면 유닛이 멀뚱멀뚱 놀고 있다. 혹은 어딘가 모르는 사이에 유닛과 건물이 사라져 버렸거나.
데이 아 빌리언즈는 싱글플레이만 지원하기에 스페이스바를 눌러 시간의 흐름을 잠시 멈추고 일시정지 시킬 수 있다. 그 상황에서 건물을 짓거나 유닛을 뽑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난이도가 올라갈 수록 최종 웨이브까지의 시간이 빠듯하기에 이 일시정지하여 꼼꼼하게 명령을 내리는 행동이 더욱 중요해진다.

2. 좀비의 웨이브와 감염
일단 스타팅 지역 이외엔 좀비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멀리 가면 갈수록 더욱 강한 좀비들이 나오며 그 수도 점점 늘어난다. 한 마리만 잡아야지, 같은 생각을 했다가 우르르 뛰어오는 좀비들을 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좀비 웨이브를 경험할 수 있다. 더군다나 본진의 방어와 방벽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했다간 좀비가 안으로 들어오고 건물을 공격한다. 건물엔 좀비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데(주황색 바), 이 저항력이 다 깎이면 건물이 좀비에 감염되고 건물에 소속된 일꾼(민간인)들이 좀비로 변한다. 즉, 한 부분이 뚫려 건물이 감염된다면 좀비 한 마리가 수십, 수백마리의 좀비떼로 변하는건 순식간이다.
일정 날짜가 지나면 좀비떼의 공세가 시작된다. 맵의 동서남북 가운데 어디쯤 온다는 추정을 해주고, 그 이후 마지막 날짜가 되면 사방에서 수천, 수만마리의 좀비떼가 우르르 몰려온다.
방벽이 언제 뚫릴지 모르는 진정한 화력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쫄깃한 재미가 느껴진다.
팁을 좀 주자면 마지막 웨이브 때엔 쓸모 없는거 다 팔고 방벽을 지으면서 전선을 물려야 한다. 어떻게든 정부 청사(본진)만 살리자.

3. 의외의 최적화
최종 웨이브의 경우엔 수천, 수만마리의 좀비가 모든 방향에서 몰려든다. 소개하는 마지막 스샷을 보면 미니맵 외곽이 전부 빨갛게 변해 있는데, 이게 바로 최종 웨이브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좀비떼가 몰려드는데도 컴퓨터의 성능을 많이 잡아먹지 않는다. 조금만 돌려도 컴퓨터가 아파하는 발적화 끝판왕인 게임들과 비교하면, 의외로 드러나지 않는 대단한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4. 생존 게임과 챌린지 모드
매주 점수를 겨루는 챌린지 모드를 지원한다. 뭐, 이런 경우엔 핵이나 버그를 사용하는 유저가 있기에 완벽히 믿긴 힘들지만 경쟁적인 요소를 지원하는 건 장점이다. 친구와 점수를 경쟁하는 일도 가능하다.

5. 좀비와 스팀펑크!
뭔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좀비가 등장한다. 더군다나 스팀펑크다. 취향을 저격하기엔 딱 좋다.


-단점-
1. 난이도와 플레이 시간
일단, 데이 아 빌리언즈의 난이도는 제법 높은 편이다. 이는 자원의 부족함으로 인한 확장의 필요성, 그리고 확장을 위해 뚫어야 할 주변 좀비의 수와 강력함, 간헐적인 웨이브와 마지막 최종 웨이브의 어려움으로 인한 결과다. 그리고 기한의 제한까지, 의외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으며 시간이 빠듯하다.
문제는 이 난이도가 너무 낮을 경우엔 게임이 너무 널널하여 일정 시기가 지나면 최종 웨이브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난이도를 너무 높이면 계속해서 터져나가는 본진 때문에 수분에서 십수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곤한다. 시간이 녹아내리는 경험이 상큼하다고 보면 된다.
성취감쪽은 난이도가 높은 플레이가 월등하지만, 본진이 터졌을 때의 허무함 또한 마찬가지인지라 평범한 전략 시뮬레이션을 바라고 접근하면 안 된다.
장르는 전략 시뮬레이션 + 타워 디펜스지만, 개인적으론 거기에 다크소울이나 세키로 등의 '소울라이크'적인 요소가 있다고 본다. 즉, 꾸역꾸역 도전하여 한 번의 성취감을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게임이다.

2. 심도 깊지만 의외로 빈약한 볼륨
이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다. 캠페인은 특별한 방식의 진행을 넣지 않는다면 유닛과 건물의 해금에서 그치고, 멀티플레이도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여타 MMORPG등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짧게 즐기기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오래 즐기기엔 또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캠페인 진행시 해금되는 유닛과 건물도 매력도가 떨어진다. 뭔가 극적인 변화가 주어지지 않는 느낌이며 업그레이드 수준에서 그친다.
게임의 큰 틀이 타워 디펜스 형식이라는건 좋지만, 그 하나에 국한되어 너무 반복적인 플레이가 되어 버린다. 일정 기간 웨이브를 버티고 마지막 커다란 웨이브 이후 엔딩을 보는 형식은 참신하지만, 그게 끝이다.
캠페인에선 영웅도 있긴 하지만... 데이 아 빌리언즈에선 이 부분이 조금 빈약하다.
(예전에 리뷰를 남겼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어나일레이티드 엠파이어즈 (Heroes of Annihilated Empires)를 고평가 하는 이유는 영웅의 비중이 높고 키우는 재미가 있어서였다. 오히려 영웅 위주인, 워크래프트3 류의 게임이 훨씬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3. 멀티 플레이의 부재
맵 하나에서 함께 플레이하는 멀티 플레이가 없다. 싱글 게임은 싱글 게임만의 장점이 있으나, 가끔 멀티 플레이도 땡기는 법이다. 일시정지 기능을 없앤 멀티 플레이(웨이브 막기)의 경우엔 일전 스타크래프트 이후로 유즈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업데이트가 진행된다면, 데이 아 빌리언즈에서도 이 기능이 추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

데이 아 빌리언즈의 평가는 메타크리틱 77점,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84%)다.
최근들어 게임의 평가와 실제로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라오어2의 사태 같은 경우가 있지만, 데이 아 빌런즈의 이 평가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제법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겐 갓겜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겐 금방 환불을 하고 마는 게임이라는 느낌. 취향은 다르니까.
다만 취향만 맞다면, 그리고 하루 한 판 정도 꾸준히 즐기는 식의 플레이를 한다면 분명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단 한 순간의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 도전하는 사람, 소울라이크류의 컨트롤은 너무 어려우며 쉽게 죽어나가는 개복치같은 케릭터에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겐 오히려 데이 아 빌리언즈 같이, 단계를 밟아 차근차근 준비하여 마지막 한 순간에 터트리는 게임이 취향에 맞을 수 있다.
적어도 개인적으로 리뷰를 남기는 경우엔, 그 게임이 가진 고유의 특성이 충분히 즐길 만하다고 판단할 때다.(감히 언급하기 힘든 똥겜이 무수히 많다.)
스팀 소개 동영상이 잡소리는 없고 게임을 매우 잘 나타내고 있으니 관심이 생긴다면 참고해보자.
한글화가 되어 있다.

데이 아 빌리언즈 공략 : https://namu.wiki/w/They%20Are%20Billions
데이 아 빌리언즈 판매처(스팀) : store.steampowered.com/app/644930/They_Are_Bill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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