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리뷰

[게임/ARPG] 켄시 (Kenshi) 리뷰review

엘카네 2020. 9. 1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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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추천할 PC게임은 스팀게임인 켄시 (Kenshi)이다.
관련 태그로는 PC게임 추천, 스팀게임, 오픈월드, 롤플레잉, 생존, 경영, 시뮬레이션, 샌드박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원 플랫폼 : Windows
구매 및 다운로드 장소(스팀) : store.steampowered.com/app/233860/Kenshi/


켄시는 샌드박스 플레이를 기본으로 한 오픈월드 RPG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자유롭게 분대를 편성하며 생존 하는 것이 기본 골자이며 추가로 기지 건설의 컨텐츠를 제공한다.

일단 기본적인 게임 구성을 말하자면, 처음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단계에서 한 명, 혹은 여러 명이서 시작하지만 딱히 주인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구성은 아니며 자금이 허락하는 한 동료를 자유롭게 편입, 내쫓기가 가능하여 다른 느낌의 배틀브라더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배틀브라더스가 용병단을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였다면 켄시는 분대원들의 능력치 향상과 차후 자신만의 정착지(마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땅한 튜토리얼이 없어서 불친절하다. 물론 도움말을 통해 기본적인 조언은 던져주지만 조언을 읽었다고 게임이 쉬워지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적대 케릭터나 생명체들이 하나같이 강하기에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진입장벽이 조금 있다.

게임의 구성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져있다.
처음은 멸망한 세계의 거친 세상에 첫 발을 디딘 허약한 캐릭터로 시작한다. 스타팅마다 난이도가 조금 차이가 있으나 황량한 세계에 발을 내딛은 순간부터 주변의 모든 케릭터와 생명체들은 위협적이다. 일단 인간형 적은 일 대 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혼자 다니지도 않는다. 안전지대를 조금만 벗어나도 여럿이서 우르르 달려와서 두들겨 패기 일수며, 손이나 발이 날아가는 것은 기본이고 아무것도 못해보고 죽는 경우도 심심찮다.
생물체나 스켈레톤(로봇형 적)은 소수지만 인간형보다 더욱 높은 스탯과 부위 체력을 지녔기에 적어도 자신의 능력치와 상대의 능력치의 견적을 낼 수 있을 정도까진 최대한 안전지역 부근에서 파밍을 해야 한다.
스퀸 주변이 가장 안전한 편이며 자금 노가다 하기에도 편하지만, 어쨌건 큰 마을에 도착하였으면 그 장소를 거점으로 삼아 마을 주변의 광맥에서 채광을 해야한다. 도구가 들거나 추가 채굴 스킬을 찍거나 하는 시스템은 아니기에 채광한 광석을 팔아 동료를 고용하고 기본 장비를 맞추자. 어쨌건 동료가 너댓명은 되어야 그나마 주변의 탐색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동료가 적당히 쌓였으며 마을의 집을 구매하여 거점으로 삼아 연구 및 생산을 하였거나 안정적으로 자금이 벌리며 마을 주변의 적과 붙어볼만할 정도가 되었다면 이제 활동 반경을 슬슬 늘려 볼 차례다. 응급치료 도구 및 가방을 판매하는 상점에서 지도를 좀 사모았다면 폐허가 여럿 뜰텐데, 막무가내로 들어갔다간 전멸당하기 쉽상이다. 만만하게 보고 들어갔는데 기계 거미의 공격 한 번에 한 명씩 눕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일단 주변 지역의 허약해 보이는 적들과 싸우면서 전리품과 능력치 상승을 노리자.
만약 연전을 치룬다거나 중과부적의 상대를 만났다면 가방을 벗고 냅다 도망가자. 괜히 싸웠다간 최소 팔다리가 날아가거나 분대원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멸한 이후에 '죽어가는 중'을 보고 있다가 배드 엔딩을 맞이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능력치가 좀 쌓였다면 이제 좀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변에 광산과 우물을 만들고 농사를 지어서 식량을 수급하는 정착지 운영으로 들어가거나 혹은 분대원들을 이끌고 다니면서 여러 지역을 탐험하러 다니는 단계다.
물론 정착지는 조금 더 일찍 건설 할 수 있으나 가끔씩 쳐들어 오는 적대 펙션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기에 초반부터 정착지를 건설했다간 적대 세력(도적단 등)에게 털리고 메이저 팩션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고충이 많기에 적어도 중반부부터 시도하는 편이 낫다. 정 안되겠으면 정착지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제 각 세력의 우호도를 올리거나 적대 세력과 싸우고 폐허를 털러 다니는 등 여러 일이 가능하다. 나머지는 자유롭다.


-장점 및 특징-
1. 자유로움
분대원의 능력치와 장비만 뒷받침된다면 메이저 펙션도 전쟁의 상대가 될 수 있다. 보통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범죄자가 되거나 신성국과 적대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어쨌건 누구와도 싸울 수 있다는건 장점이다.
그리고 딱히 정해진 루트가 없기에 채광 노가다를 하면서 자금을 모으다가 또 정착지를 운영하며 연구에 매진하다가도 심심해지면 주변을 돌아다니며 적들과 싸우고 폐허를 탐험하러 가는 등,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가짓수는 많지 않으나 하고 싶은 일을 그때그때 알아서 하면 된다.

2. 전투 및 부위별 타격 판정
켄시의 전투는 일 대 다수의 전투가 가능하지만 한계치는 5~6명으로 고정되어 있다. 이 말은 즉, 정말 강한 캐릭터 하나가 오히려 약한 캐릭터 여럿의 공격을 받아내며 이겨버리는 그림이 나온다는 거다. 어찌보면 사무라이 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을 충족시켜 준다. 다만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기에 현상금이 걸렸다고 능력치 확인도 안 하고 공격을 걸었다가 순식간에 도륙나는 분대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특이하게 체력은 머리와 가슴 팔 다리와 같이 부위별로 따로 존재한다. 각각의 수치가 0이하로 떨어지면 기절하게 되는데, 강인도를 올렸다면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양 팔과 두 다리는 각각 사지 절단 판정이 있어, 잘려나간다면 의수와 의족을 달아줘야 한다. 고품질 등급의 의족과 의수는 오히려 기본보다 더 나은 능력을 제공하기도 하니까 팔다리가 날아갔어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혼수상태에 빠졌는데 응급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혈액을 잃거나 부위별 손상이 지속된다. 죽어가는중이라고 떴다면 치료를 가장 우선시 해줘야한다. 이는 적도 마찬가지다. 만약 현상금이 걸린 적을 기절시켰다면 치료 이후에 납치하여 현상금을 받으러 가야할 정도로 NPC와 유저간의 차이가 없다. 그나마 있다면 허기도의 차이 정도다.
그리고 대규모 전투가 끝난 이후, 바닥에 구르는 팔다리는 덤이다.

3. 단계별 연구와 정착지 건설
연구는 각각의 단계가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연구대I를 연구했다면 다음으로 연구대II의 연구를 할 수 있는 방식이다. 덕분에 게임의 엔딩은 없지만 점진적으로 향상되어 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정착지 쪽도 마찬가지라 처음에는 아주 작은 건물을 건설 가능하다가 나중에는 더욱 크고 많은 기물이 들어가는 집을 건설할 수 있게 된다. 차근차근 진행되어 가는 모습이 확연히 눈에 들어와 발전시키는 즐거움이 있다.
정착지는 근처 메이저 팩션이 특정 요구를 하러 온다거나 주변의 도적 캠프와 같은 곳에서 정착지로 원정을 오는 등의 이벤트가 발생한다. 아무 장소에 거점을 건설하더라도 끊임없이 쳐들어오는 적을 상대해야 하며 때론 마을에 들른 우호적 엔피씨의 도움을 얻는 등, 역동적인 세계를 느낄 수 있다.

4. 등급별로 차별화 된 무기, 유니크 동료
무기는 각각 제조등급별로 성능이 다르다. 메이토우(Meitou)라고 불리는 전설등급의 무기는 제작이나 상점을 통해 얻을 수 없으며 주요 세력의 보스가 장비하고 있기에 모으러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주점(BAR)에서 얻을 수 있는 동료의 경우, 외모를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는 동료도 있으며 특정 배경과 대화문을 가진 고정 스폰 동료들이 따로 존재한다. 물론 처음 장비와 능력치에서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능력치 상승에 제한이 없고 맥시멈까지 찍는다면 랜덤 동료와 고정 스폰(유니크) 동료의 차이는 크게 없다. 어쨌건 켄시에선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단점 및 아쉬운 부분-
1. 초보자에겐 불친절한 난이도 구성
일단 아무런 정보도 없이 황무지에 떨어졌다면 어디로 가야 할 지 알 수 없다. 지역별로 저난이도 지역과 고난이도 지역으로 나뉘며 폐허들의 수준도 적이 없어 아이템만 주워올 수 있는 지역에서부터 스치면 억 소리가 나는 적이 있는 고대유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적의 수가 아군보다 더 많은 경우도 잦으며 소수의 적이라도 능력치 자체가 월등히 높아 오히려 우르르 몰려갔다가 단체로 바닥에 쓰러져 허덕이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적어도 한 번 싸워봐야 적의 능력을 체감할 수 있으며 또한 재수없게 전투를 하는 도중 또다른 적이 몰려와 연전에 연전을 거듭하는 경우도 생기는 등 여러모로 아찔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지역별 레벨링이 뒤죽박죽이라서 잦은 세이브가 필수다.

2. 잠행 암살 훔치기의 강력함
잠행의 능력치가 오르면 거의 들키지 않고 암살도 매우 강력하다. 그렇지만 난이도를 가장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은 훔치기다. 몇몇 지역의 상점은 문지기가 없으며 장물의 경우에도 팔아치울 수 있는 경로가 여럿 있기에 채광으로 건실하게 돈을 버는 것보다 쉽고 빠른 자금 획득이 가능하게 한다. 물론 들켰을 경우엔 현상금이 붙거나 포로, 혹은 노예가 되곤 하지만 세이브 로드 작업만 있다면 성공률이 무슨 소용인가.

3. 강력한 석궁
원거리 무기가 몹시 강력하다. '고증인데요?'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으나 기본 데미지 자체에서 넘사벽으로 차이가 난다. 잘 키운 석궁병이 무기마저 좋다면 적들이 억 소리를 내면서 쓰러지고 반대로 석궁 방어탑같은 경우 데미지가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어 거점을 공격하러 들어갔다가 오히려 전멸을 거듭하는 경우도 생긴다.

4. 식량과 허기짐
생각보다 식량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정착지를 만든다면 식량이 남아돌고, 정착지를 만들지 않았다면 배낭에 식량을 가득 채워서 다녀야 한다. 식량을 소모하는 주기도 짧아 멀리까지 원정을 나갔다면 식량 수급을 위해 일부러 초식동물을 잡아야하는 등의 일이 필요하다. 분대원을 많이 늘릴 수 있으나 식량 수급의 문제가 항상 걸림돌이다.

5. 로딩 렉
켄시의 가장 큰 문제중에 하나는 지역을 이동할때마다 새로운 텍스쳐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게임의 사양은 높은 편이 아니지만 최적화가 덜 되었으며 특히 로딩 렉을 줄이기 위해선 사양이 높을 필요가 있다. SSD가 없으면 빠르게 이동하는 경우 인게임 상에서도 주변 지역을 로딩하느라 잦은 렉에 시달리게 된다. 쾌적한 환경으로 게임을 하기 위해선 어쨌건 고사양의 컴퓨터가 필요하다. 최적화 문제는 뭐, 아예 안 돌아가는건 아니니까 현금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 넘어가자.

6. 황량한 배경, 찾기 힘든 시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이라지만 배경이 너무 황량하다. 아름다운 그래픽은 원하지 않지만 황무지만이 넓게 펼쳐져 있다. 맵의 크기가 큰 대신 시야도 넓게 쓸 수 있는데, 어딜 보건 황량함 그자체라 눈이 즐거운 경우가 없다. 잔디와 같은 식물들이 있는 맵의 경우엔 전투 이후 전리품을 노획하기 위한 시체(혹은 기절한 생명체)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 파밍해도 좋은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지만 식량 구입으로 골드를 소모하다보면 때론 폐지도 주워야 하는데 루팅하는게 여간 여려운 일이 아니다.

7. 자유도의 부재
광활한 맵과 동선 선택의 자유로움은 있으나 후반부로 갈 수록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게 된다. 높은 자유도는 허울 뿐인 말이며 게임 내부적으로 지원하는 행동은 많지 않다. 적대 할건가 말건가의 자유는 있으나 동맹을 맺은 그 이후의 단계에 대해선 오히려 고찰이 부족하다. 그 흔한 서브퀘스트도 없기에 장비와 유니크 동료 수집, 심시티, 탐험 및 팩션과의 전쟁으로 컨텐츠가 귀결된다.
채광, 건설, 전투를 제외하면 이동하느라 달리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고, 맵은 넓으나 NPC의 수는 적어 더욱 심심하다.

8. UI의 불편함과 특정 음악의 볼륨 문제
UI는 몹시 불편하며 안쪽이 보이지 않는 건물 내부로 들어가려 한다거나 윗층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기 위해 페이지 업, 다운 키를 누를 때 이동에서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추가로 시간에 따라 밤이 되면 건물 내부에서 쫓겨나기도 하는데, 캐릭터를 상점에 넣어두고 잠시 다른 캐릭터로 작업을 한다거나 정착지를 관리하고 있다가 경고를 신경 쓰지 못하고 얻어맞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버그도 좀 많은 편이며 NPC나 캐릭터가 정착지 건물이나 가구, 집에 끼여서 이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등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띈다.
배경 음악의 경우 단 하나의 음악소리가 너무 큰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한 음악 소리 줄여주는 모드마저 따로 있었을 정도다. 7월 경에 즐긴 게임인데, 향후 패치를 하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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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여년간의 개발끝에 드디어 정식발매되었다.
진입장벽을 극복하여 초반 생존에 허덕일 때는 꿀잼이며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귀찮은 일이 점차 많아지는데, 이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잘 넘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게임에 대한 평을 바꾸는 듯 하다.
보통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샌드박스 게임의 경우에 자주 발생하는 문제인데, 결국 여러가지 컨셉 플레이가 필요해진다. 문제는 그 컨셉 자체도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노가다로 채운 느낌이라는게 아쉽다.
생각보다 컨텐츠의 볼륨이 크지 않은, 조금 애매한 포지션에 위치한 게임이라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이 많다. 한계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적어도 그 한계점이 오기까진 최소 수십시간에서 수백시간은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그 이상 바라는건 욕심이 아닐까 싶다. 샌드박스 기반의 전투 및 건설 장르라면 X시리즈가 겨우 떠오를 정도로 비슷한 류의 게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특별한 구성의 게임이다.
정식한글화가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겨볼만한 가치가 있다.


켄시 공략 및 도움(디시 인사이드)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lists?id=kenshi
켄시 공략 및 정보 (나무위키) : https://namu.wiki/w/Kenshi/%EA%B2%8C%EC%9E%84%20%EA%B4%80%EB%A0%A8%20%EC%A0%95%EB%B3%B4#s-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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