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리뷰

[게임/시뮬레이션] 우산 금지 (No Umbrellas Allowed) 리뷰review +엔딩+

엘카네 2022. 1. 6.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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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추천할 PC게임은 스팀게임인 우산 금지 (No Umbrellas Allowed)이다.
관련 태그로는 PC게임 추천, 스팀게임, 시뮬레이션, 스토리 게임, 멀티엔딩, 디스토피아, 경영, 인디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원 플랫폼 : Windows, Mac
구매 및 다운로드 장소(스팀)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301390/No_Umbrellas_Allowed/


우산 금지는 중고상점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을 가미한 스토리 게임이다. 제작사는 국내 제작사인, 후추 게임 스튜디오.

주인공은 사고로 인하여 기억상실에 걸린 남자다. 해변에서 그를 구해준 달시를 대신하여 중고상점, 달시스를 운영하게 되며 감정을 잃고 로봇처럼 변하는 픽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은 해외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인 전당포 사나이들(pawn stars)의 주인처럼, 손님들이 가져 온 중고 물품을 감정하여 비싸게 팔아치우는 것을 통해서 벌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감정이라는 파트가 존재한다.
상태가 얼마나 좋은지, 재질이 무엇인지에 따라 중고 물품의 가격이 달라지며 때론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물건이나 유명인의 싸인이 들어간 물건들도 존재하여 이를 적절히 캐치하면 물건의 가격을 뻥튀기 할 수 있다. 브랜드 물품의 경우 재질이 다르거나 슬로건이나 생산연도를 꼼꼼히 체크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있다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최대한 정가에 맞춰서 구매할 수 있고 비싸게 팔 수 있게 된다.
달시의 30년 중고상점 노하우라는 책자를 통해 재질에서부터 브랜드 물품의 정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대조할 수 있고 하자가 있는 물품을 최대한 정가에 구입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감정 파트는 매우 중요하여 매입할 때엔 감정이 틀려도 상관없지만 물건을 팔 때엔 손님들이 감정이 틀렸다면서 값을 깎기에 조금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돈만 버는 시뮬레이션 게임은 아니고, 게임 속의 배경은 일종의 디스토피아다. 정부는 모든 사람들을 감정을 잃은 로봇같은 인간, 픽시로 만들려고 한다. 감정을 지우는 화학적 약물인 픽서를 인공 강우에 주입하여 뿌리는데, 주인공이 머무르는 도시는 마침 사고 때문에 픽서가 내리지 않았기에 마지막 남은 감정이 있는 사람(플로티)들이 모여 사는 도시 아직시티다.
또한, 화학 약물인 픽서는 비를 통해 내리기에 우산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 도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제목이 우산 금지(No Umbrellas Allowed)다. 물론 아직시티의 픽서 강우는 사고 때문에 지연되었을 뿐, 모두가 픽시가 되는 암울한 미래가 예정되어 있다.
이 와중에 주인공은 중고상점 주인 대행이 되어 물건을 감정하고 매입가를 흥정하면서 돈을 벌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여러 선택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미래를 맞을지는 선택지에 따라 다르다.


-장점 및 특징-
1. 감정 파트
손님들이 가지고 오는 물건들은 몹시 다양하다. 쓰레기같은 물건에서부터 고고학적 가치를 가진 물건이나 브랜드 물품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많으며 각각의 물건이 가진 모든 특성을 짧은 시간 안에 착착 감정해야 한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다 느낄 수 있지만 중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브랜드 물품의 특성 하나하나까지 낱낱이 밝혀내어 감정 카드를 꽂아넣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다소 반복적인 행동이지만 비슷한 유형의 게임인 페이퍼 플리즈(Papers, Please)와 비교하면 대조해야 할 부분도 많고 잘못된 감정이 수익과 직결되기에 더욱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한다.

2. 스토리
겉으로 보기엔 힐링 게임처럼 보이지만, 배경은 지독히 암울하다. 차가운 비를 맞고 감기에 걸려 앓아눕는 사람이 생기는데도 우산이 법적으로 금지된 세계며 과욕은 범죄라 여겨서 과욕 범죄 피해자 연대(과피연)가 시민들의 신고를 종용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신고하고 신고당하고 벌금을 내고, 돈을 뜯기고.
멀티 엔딩을 지원하지만 해피 엔딩이 몇 개 없다고 여길 정도로 우울하며 게임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다소 불우한 행보를 보인다. 다시금 말하지만,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이고 대신 오로지 감정과 중고 상점 운영만을 위한 도전 모드가 존재한다.

3. 멀티 엔딩
멀티 엔딩을 지원하며 다회차를 하기보단 특정 부분의 세이브 파일을 로드해서 선택지만 다르게 하는 편이 다른 엔딩을 더욱 빨리 볼 수 있는 지름길이다.

4. 한글판
국내 제작사에서 만들었기에, 깔끔한 공식 한글판을 지원한다.


-단점 및 아쉬운 부분-
1. 반복성과 중후반부의 힘빠짐
물건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것을 익혀가는 초반부는 재미있지만 이후부터는 다소 반복적인 행동에 그친다. 이를 메우는건 스토리 라인인데, 아쉽게도 중후반부터는 며칠에 걸친 감정 이후에 주변 인물이 잠깐 등장하여 몇 마디 말을 하고 사라지는 행보만 보인다. 물론 스토리 라인은 띄엄띄엄 진행되지만 다소 긴 감정 작업이 더욱 눈에 밟힌다.

2. 감정 파트의 밸런스
감정의 경우 아주 잘 만들었지만 브랜드 물품은 봐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 까다롭고, 일반 물품은 의외로 종류가 다양하지 않으며 감정할 부분이 적다. 특히 유명인의 싸인이 들어간 물건은 특정 싸인이 등장하는 빈도가 너무 많고 안 나오는 싸인은 몹시 희귀하다. 감정 시스템은 훌륭했지만 좀 더 다양한 물건들과 싸인, 위작들이 등장하는 편이 좋았을 것 같다.
브랜드 물품은 오히려 난이도가 너무 높다. 일일이 대조하여 찾아야 할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고 손님들은 시간을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 더군다나 하나라도 놓치면 물건을 사러 온 손님들이 '앗, 이거 ㅇㅇ이 빠졌네요.'하면서 가격을 후려친다. 호구같은 손님은 드물고 물건을 사고 파는 손님들은 엄청난 감정안을 가졌다. 쓰레기같은 물건을 팔러 온 손님도 잘못된 감정을 할 경우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걸 보면 다들 알면서도 게이머를 시험하는 모양이다. 가끔 등장하는 손님이 중고 상점에 갇혀있는 주인공을 불쌍하다고 하는 말이 옳다고 여겨진다.
감정 카드를 숨겨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비밀 슬롯을 제공하지만 어떻게 알아차리는지 비밀 슬롯을 사용하면 평판이 귀신같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픽시 손님은 '주관적인 의견은 받지 않는다.'면서 감정 경험치를 떨구려고 든다. 비밀 슬롯을 사용하면 평판이 떨어지고 감정을 똑바로 하지 않으면 감정 경험치가 떨어지고, 사기 친다면서 신고 당해서 과피연에게 벌금을 내는등 여러모로 불합리한 점이 많다.
그렇다고 돈을 벌기 힘드냐 하면 그건 또 아닌지라, 게임의 난이도는 쉬운 편에 속한다. 덕분에 까다로운 감정 작업과 비교하면 괴리감이 좀 많이 느껴진다.

3. 다소 불친절함
특정 부분에서 번거롭게 만든다. 예를 들면 상점가의 엘리베이터가 한 쪽은 내려가기만 하고 다른 쪽은 올라가기만 한다거나, 데모를 한다고 시간을 끄는 지점이 존재하여 버스(비행선?) 통근을 강제하며, 대화창이 계속 떠서 여러번 기부를 하기가 몹시 불편하고 상호작용 키가 잘 보이지 않는 등.
중고상점에 들르는 손님들의 까다로움도 까다로움이지만 특정 요일에 찾아오는 동아리들도 특별한 보상이 없기에 반갑다기보단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4. 부실한 컨텐츠
감정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그것 이외의 컨텐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스토리 라인의 선택지를 고르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몇 줄의 대사에 그치는 주변인의 행보가 풍부한 컨텐츠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다양한 행동은 존재하지 않고 첫날부터 엔딩을 볼때까지 출근과 퇴근(쓰레기통 뒤지기), 감정만 하다가 끝난다고 보면 그만이다.
가게를 운영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단계도 감정을 통해 경험치를 쌓아 감정, 추천, 평판 레벨을 올리는 것에서 그친다. 덕분에 시뮬레이션 게임의 특징인 성장과 발전 파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손님과의 흥정이 들어있다곤 하지만 랜덤성은 거의 없고 손님들간의 차별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흥정은 차라리 옛날에 리뷰했던 '루세티아(Recettear: An Item Shop's Tale)'가 더욱 잘 만들었다 느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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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금지(No Umbrellas Allowed)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디스토피아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다만 경영적인 측면은 좀 미흡하기에 시뮬레이션을 곁들인 스토리 게임으로 보는 편이 무방하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은 반복적인 감정 작업의 지루함과 다양한 불합리함이다. 여러모로 주인공의 돈을 줄이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으며 신고하고 신고당하며 과피연에게 벌금을 내다보면 어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감정을 하는 파트는 매우 잘 만들었으며 브랜드 물품의 진품과 가짜의 여부를 가리는 부분은 까다롭지만 제대로 해냈을 경우엔 뿌듯하다. 덕지덕지 붙여 놓은 감정카드만 봐도 행복하다. 손님이 가져온 쓰레기가 명품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손님도 돈을 벌고 게이머도 돈을 버는 일석이조의 느낌이 몹시 마음에 든다. 다만 손님들이 좀 더 친절하고 기뻐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추가 보상은 없고 오직 금전적인 이득만 얻는게 조금 아쉬웠다. 오히려 친절한 행동(대부분 우산이나 돈을 건네주는 행동)에서 여러 보상을 얻는 부분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스토리 게임으로 간주해야 하며, 한 차례 엔딩을 볼 때까지는 충분히 몰입하여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실제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엔딩까지 쭉 달렸다. 덕분에 휴일이 날아갔지만.
다회차는 스토리의 랜덤성이 없고 감정에 대한 반복적인 요소가 너무 짙어서 다시 플레이하긴 좀 힘들다. 그래도 엔딩 5번이 그나마 해피엔딩이니 그정도까지는 노려볼만하다.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시뮬레이션 느낌의 멀티 엔딩 스토리 게임, 우산 금지(No Umbrellas Allowed). 손님 맞을래요?


우산 금지 공략 및 엔딩 정보 (나무 위키) : https://namu.wiki/w/No%20Umbrellas%20Allo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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