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리뷰

[게임/시뮬레이션] 그레이브야드 키퍼 (Graveyard Keeper) 리뷰review +엔딩+

엘카네 2020. 12. 1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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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추천할 PC게임은 스팀게임인 그레이브야드 키퍼 (Graveyard Keeper) 이다.
관련 태그로는 PC게임 추천, 스팀게임,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크래프팅, 샌드박스, 중세, 픽셀그래픽, 경영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원 플랫폼 : Windows, XBO
구매 및 다운로드 장소(스팀) : store.steampowered.com/app/599140/Graveyard_Keeper/


그레이브야드 키퍼, 일명 묘지기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제작사는 일전 리뷰한 '펀치 클럽'의 제작사인 레이지 베어 게임즈.

주인공은 영문도 모른채 중세로 넘어간 현대인이다. 폐허가 된 교회, 그리고 그에 부속된 묘지기가 되어 시체를 처리하면서 다시 현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게 게임의 기본 스토리이다.

게이머는 건설, 제작, 농사, 양봉, 채광, 낚시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때론 지하 던전을 탐험하면서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각각 NPC들은 해당된 요일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다르다. 예를 들어 보라색, 오만의 날에는 교회에서 주교를 만나는 방식이고 그들의 요구를 하나씩 들어줘야 한다.

묘지기라는 이름답게 상당히 다크한 모습을 갖췄는데, 시체를 해부하여 살점과 뼈, 지방, 해골, 창자 등을 제거할 수 있고 때론 방부처리를 하는 등 시신의 퀄리티를 상승시킬 수 있다. 이를 교회부지의 무덤에 묻고 훌륭한 장식을 하면 교회의 품질이 오르는 식이다.
스토리를 진행할수록 묘지기인 주인공은 다양한 NPC들의 얽히고 설킨 비밀을 알아낼 수 있고 나중에는 교회에서 설교를 진행하는등 차츰 발전해 나간다.


-장점 및 특징-
1. 스킬트리
묘지기는 스킬트리가 존재하고 하나씩 해금할때마다 그에 해당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시체를 처리할 방법이 마땅찮다. 부속을 잘못 건드려서 하얀해골을 깎아먹어 망치기 일쑤고 때론 너무 품질이 좋지 않아 강에 유기하거나 화장해야 한다. 그렇지만 점점 스킬 트리를 찍을 수록 훨씬 더 좋은 시체, 더욱 강한 효과를 가진 묘비 등을 얻을 수 있다.
와인을 만드는 양조와 대리석 장식품을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더 고품질의 설교를 통한 수금을 하기 위해선 차근차근 스킬트리를 찍어야 한다.

2. 다크함
경영 건설 시뮬레이션답게 '스타듀벨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스타듀벨리가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갖췄다면 그레이브야드 키퍼는 다소 음습하고 음침한 블랙유머가 포함되어 있다. 몇가지만 예를 들면 주인공은 시체에서 발라낸 살을 고깃덩이로 팔아치울 수 있다. 물론 허가 인장을 구매하여 마치 허가받은 물품인양 파는 것이지만. 또 시체의 피나 심장 등을 갈아서 연금술을 행하고 악마숭배적인 행동을 하는 등 다양한 일이 펼쳐지는데 이런 행위에 양심의 가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로 중세답다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 묘지기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가 게임을 더욱 괜찮게 만든다.

3. 게임의 단계성
전형적인 일자진행이다. 더 많은 장소를 갈 수 있도록 맵을 해금하려면 퀘스트를 클리어해야하고 서브퀘스트는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 메인퀘스트로 진행된다. 진행상 무언가가 막혔다면 끝내지 않은 퀘스트 때문이고 선택의 자유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퀘스트를 받고 아이템을 수집(채집)하고 제작하여 납품하다보면 어느새 엔딩에 도달해 있다.
스킬을 찍을 수록 돈을 벌기가 더욱 편해지지만 자유도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시키는대로만 하면 엔딩까지는 곧장 달릴 수 있다.

4. 엄청난 노가다
다양한 행동을 하면 부가적인 스킬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노동에 속한 활동을 하면 빨간색 포인트가, 채집활동을 하면 녹색 포인트가, 지식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 파란색 포인트가 쌓인다. 그리고 이 포인트를 사용하여 스킬을 하나씩 찍어나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요구량이 만만찮다.
다만 무엇을 하건 그에 해당하는 스킬 포인트가 쌓이며 퀘스트는 물품 납품의 원툴이라 정말 아무 생각없이 광물을 캐러 다니고 벌목을 하고 광석을 녹이면서 수면으로 부족한 스테미너를 채우고 또다시 같은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5. 한글판
공식 한국어를 지원한다.


-단점 및 아쉬운 부분-
1. 망가진 경제
물품을 대량으로 팔면 가격이 점점 떨어지는 경제 시스템을 갖췄다. 덕분에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한 종류의 물품을 대량으로 팔기보다는 다양한 물품을 팔아 돈을 마련해야하고 퀘스트 가운데 돈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불공평함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오리지널만 플레이하면 매주 한번씩 돌아오는 보라색(오만의 날)에는 꼬박꼬박 예배를 하여 돈을 수급해야 한다. 예배는 페널티 없는 고정 수입이니까.

2. 단조로운 구조의 노가다
묘지기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반복적인 노가다는 그저 돈을 벌고 퀘스트를 깨기 위한 물품 제작에 그치고 여러가지 행동을 통해 부가적인 스킬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나 제작과 채집(채광), 던전탐험을 제외한 요소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체적으로 게임의 진행이 급변하는 구간이 없고 그저 주어진 것들만 꾸역꾸역 수행하기에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쉽게 지쳐 나가 떨어지게 만든다.
DLC를 구매하면 좀비를 운용할 수 있게 되어 노가다가 조금 줄어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만 나왔을 당시에 한 번, 그리고 DLC가 나올때마다 엔딩을 다시 보았지만 확실히 좀비 운용이 노가다를 크게 반감시켜 줬다. 실제로 새로 시작하여 엔딩을 볼때까지 플레이타임도 짧아졌으니까. 추가로 여관도 운영할 수 있어 금전에서 여유로워졌다. 어지간하면 불합리한 경제 구조에서 그나마 고정수입을 얻을 수 있는 'Stranger Sins' DLC까지 구매하도록 하자. 난민캠프가 생기는 'Game Of Crone'을 구매하면 인벤토리의 압박에서도 다소 벗어날 수 있다.

3. 흥미롭지 않은 스토리
분위기는 있는데, 스토리가 딱히 흥미롭지 않다. 이는 스토리의 문제라기 보다는 퀘스트 클리어 이후 다음 퀘스트 사이에 기나긴 노가다 타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퀘스트를 받고 노가다를 열심히 하여 다음 내용을 본들 대사 몇 개에 그치고 또 다음 노가다거리를 던져주니까, '어쩌라고'라는 심정이 든다.
DLC도 마찬가지로 퀘스트 부여 -> 긴 노가다 -> 다음 퀘스트 부여의 단순 반복이다. 그리고 퀘스트 라인이 거의 공무원들 타부서로 전화 돌리기 수준이다. A를 보기 위해서 B를 만나면 C를 해결해야하고 C를 해결하면 B가 D에게 보낸 뒤에 다시 A에게 가면 C가 D를 어쩌고 저쩌고...


-소소한 팁-
1. 묘지는 되도록 비워두지 말자. 안의 부속을 다 빼내어 화장할 시체가 아니라면 어지간한 등급의 시체는 부지에 묻고 장식하여 교회의 품질을 올리는 편이 낫다. 예배로 인한 고정수입이 생각보다 더 쏠쏠하다. 스킬을 뚫을 수록 점점 더 여유로워지니까 나중에 다시 파내어 새로 단장하면 그만이다. DLC를 구매하였다면 자금이 여유로워지는 순간이 더욱 빨리 다가온다.

2. 연구작업대에서 모든 물품을 한번씩 연구할 수 있다. 단순 노동으로 얻는 스킬포인트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초반에 허덕이는 파란색 연구 포인트를 수급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3. 인물 설명을 확인하면 특정 NPC를 만날 수 있는 요일이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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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야드 키퍼, 일명 묘지기는 단순한 구조와 강도 높은 노가다로 인하여 호불호가 확연한 게임이다. 물품 배달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퀘스트는 죄다 물건을 만들어 가거나 돈을 마련해 가는 수준으로 그친다.
다만 이 단순 노가다가 장점인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뭔가 복잡하게 생각해야 하거나 피지컬을 요구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돈도 벌리고 스킬 포인트도 얻는다. 이번 주 예배가 끝나면 다음 주 예배를 대비하는 식으로 느긋한 마음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면 오히려 평화롭고 잔잔한 분위기에 심취할 수 있다.
각각의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이 다른데, 롤을 플레이 하면서 지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않는 것처럼 묘지기는 시뮬레이션 게임 특유의 느긋함만 있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농사에 대해 깊이 파고들지는 않으나 오히려 계절의 변화와 NPC를 만날 수 있는 시간에 묘하게 쫓기는 마음이 들던 스타듀벨리보다 이번 주에 NPC를 만나는 날을 놓쳤다면 다음주에 만나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묘지기가 한결 부담이 덜했다.
반복적인 노가다도 꾹 참고 느긋하게 플레이 할 수만 있다면 괜찮은 선택. 그레이브야드 키퍼. 근데 우린 다들 바쁘게 살잖아? 안될거야. 아마.


'그레이브야드 키퍼' 공략 및 정보 (나무 위키) : namu.wiki/w/Graveyard%20Kee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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